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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사회

[책리뷰] 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 - 히토스바시대학교 사회학부 가토 게이키 세미나

by Seuni's Book Journey 2024. 7. 23.

 




한국에 관심이 생겼는데

역사를 몰라 답답함을 느끼던 일본 대학생들이

세미나를 통해 이야기를 하면서

이 책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일본인에 의해 쓰여진

식민지 시대를 마주한

역사에 대한 견해를 담은 책.
나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이야기가 있다.

쉽게, 요점을 잘 다뤄서 정리한 책이다.

일본 젊은이들이 많이 읽으면 좋겠지만,

한국 젊은이들도 읽었으면 싶다.

 


 

 

한국의 일본에 대한 감정이 나쁜 건 알지만,

일본도 우리를 그렇게 싫어할 줄은...

생각보다 훨씬 더 심하구나 느꼈다.
우리는 일본을 싫어하고,

일본은 우리를 무시하느라 신경도 안쓴다고 생각했다.
물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미 독일이라는 선례가 있는데

그렇게까지 해야할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다가, 우리의 독재정권시대를 떠올려보면,

사람 사는 게 다 똑같구나 싶다.
새삼 독일의 용기가 대단하다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인인 나조차 부끄러움을 느꼈다.

사회 분위기에 따라,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만을 토대로

일본을 미워하지 않았나.

그 나라를 무작정 미워하기 전에

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야 하지 않을까?
과연 일본인이 왜 우리를 그렇게 싫어하느냐고 물을 때

당당하게 조목조목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역사에 대한 부족함을 많이 느꼈고,

역사를 제대로 인식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무조건 싫어가 아닌 타당한 이유가 있는,

내 역사를 정확하게 알고,

일본을 마주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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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 이 책은 총 네 장에 걸쳐 한일관계에 대해 우리와 같은 찜찜함을 품은 당신과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P16. 당신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무엇에 실망했을까?
무엇을 이대로 둘 수 없다고 곱씹었을까?
세상 물정 모르고 순진했던 나에게는 그것이 바로 '한일관계', '역사 문제', 그리고 '사회'였고, 나 자신이 미래를 위해 지금 어떻게 행동할까를 고민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P20.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사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이때 기억해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인권'이다. 역사 문제를 정치 외교 문제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인권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P29. '반한'이든 '친한'이든 일본인이 한국인과 역사 인식이 같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공통된 역사 인식을 공유하지 않는 한, 한국인과 일본인이 허물없는 사이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아닐까.

 

 

P49. 피해자와 지원단체가 생각하는 '사죄'란 일단 일본 정부가 구체적인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P51. 우리 일본인은 우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정치 문제가 아니라 인권 문제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P55. '평화의 비'는 애초에 수요집회를 이어온 피해자를 위로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피해자의 인생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평화의 비'를 '반일'의 상징이라고 보는 견해는 피해자의 인생을 재차 모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 국제적으로 평화의 소녀상은 한일관계 문제나 반일의 상징이 아니라 여성 인권과 전시 성폭력 문제로 인식되어 연대를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지속적으로 이러한 움직임에 압력을 넣고 있다.

 

 

P55. '평화의 소녀상'은 한일관계 개선의 걸림돌이 아니다. 일본의 가해 역사를 직시하지 않고 '평화의 소녀상'을 반일의 상진으로 대하는 자세가 바로 피해자의 인권 회복과 진정한 한일관계 개선을 방해하는 걸림돌이다.

 

 

P66. 1965년 한일청구권협상으로 소멸한 것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미지급금과 보상금에 대한 청구권으로, 피해자가 당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1965년 당시 한일 정부의 해석이다. 설혹 위자료가 포함되어 있었다 치더라도 '위안부' 피해자와 마찬가지로 징용피해자 개인이 소송을 제기할 권리는 소멸하지 않는다. 일본 정부도 미국에 대한 피폭자 개인의 배상청구권은 소멸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 만큼 이 원칙은 자명하다.

 

 

 

 

 

 

 

 

 

 

 

 

 

 

P68. 세계유산은 '현재를 살아가는 전 세계 사람들이 과거로부터 이어받아 미래에 전해야 하는 인류 공통의 유산'이다.

 

 

P69. 이 역사관 안에 일본 근대화의 그늘에서 이루어진 아시아 침략 행위, 그리고 지금은 산업유산이 된 현장에서 일어난 부정적 역사에 대한 자각은 있는 것일까. 우리가 물려줘야 할 역사란 과연 무엇일까.

 

 

P70. 일본에는 '종전일'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8월 15일이지만, 한국에서는 '광복절'이라고 부르며 일본으로부터 독립한 날로 기억한다. 조선인의 자부심에 상처를 주고, 인권을 유린하고, 수많은 목숨을 빼앗은 일본의 지배에서 해방된 날을 기념하는 것을 '괴롭힘'이라고 생각하거나, '외면해도 된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일본의 가해 역사 그리고 생명·인권·평화 등의 소중한 가치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P98. 유대인 학살을 이야기할 때 '반독일'이라고 하지는 않잖아. 일본이 볼 때는 자신들의 정체성과 연관된 역사니까 한국 교육을 '반일'이라고 하는 게 아닐까 싶어.

 

 

P101. 식민지 지배가 중대한 범죄라는 인식이 자리 잡지 않는 한 그런 일은 계속 일어날 거야.

 

 

P112. '황민화'의 최종 목표는 조선인을 전쟁에 동원하는 것이었다. 쇼와 13년(1938년)에는 '지원'이라는 형태로 조선인을 전장에 동원했고, 쇼와 18년(1943년)에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도병 제도'를 시행했다. 나아가 쇼와 19년(1944년)부터는 조선에 징병제를 시행하고, '황군'이라는 이름 이래 조선과 아무런 상관없는 전쟁에 조선인을 강제 동원했다.

 

 

P118. 원폭 문제는 일본의 침략을 받은 여러 나라의 시각에서 볼 때는 그 이전에 일어난 일본의 침략 전쟁 및 식민지 지배와 따로 떼어내어 생각할 수 없는 문제이다.

 

 

P127. 먼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은 한반도의 남북분단을 초래한 원인이 일본의 해외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현재 일본은 세계 유수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고, 이와 더불어 재일 미군의 존재도 북한에는 큰 위협이다. 일본을 포함한 주변국의 군비경쟁이나 한국과 일본에 가로놓인 영토 문제가 한국의 군비 확장을 부채질한 면도 있다. 일본에는 핵 문제나 납치 문제를 거론하며 북한을 테러국 취급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핵 개발 문제는 냉전 종결 후로도 국제사회가 북한을 고립시켜 군사적 위협을 가한 탓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배경에 일본은 깊이 관여되어 있다.

 

 

P132. 남북한은 일본의 조선을 식민지 지배한 역사에서 파생된 것이고, 한국의 군사독재도 '친일파' 계통의 색채가 짙다. 즉, 일본은 한국의 현대사에서 인권을 유린한 독재정권과 공범으로 책임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그린 영화는 분명 감동적이지만 단순 소비에 그치지는 않았는지 되새겨 봐야 한다. 일본인은 결코 한국의 현대사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봐서는 안 된다.

 

 

 

 

 

 

 

 

 

 

 

 

 

 

P168. 일본의 역사수정주의자는 일본의 치부가 될법한 식민지 지배 역사 등의 교과서에 싣는 것을 '자학사관'이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치부'가 될법한 역사를 배우는 것이 과연 '자학적'인 행동일까. 식민지 지배와 전쟁에 관한 내용을 교과서에 싣지 않으면 학생들은 지식을 습득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식민지 지배와 전쟁 책임에 대해 생각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과거를 통해 배우고 반성해 다시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를 바라는 피해자의 염원도 그대로 묻혀버릴 것이다. 불편한 역사를 배우는 것은 '자학적'인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불편한 역사를 배우지 않는 것이야말로 '부끄러운' 일이고, '자신을 깎아내리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외면하고 싶은 사실까지 직시하고 반성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의의 아닐까.

 

 

P183. "나는 주변에서 케이팝을 좋아한다는 사람을 봐도 심드렁해. 역사는 보지 않고 즐거움만 취하는 건 문화 소비일 뿐이잖아."

 

 

P185. A는 "너에게 나쁜 의도가 없단 건 알지만, 스스로 공부하는 비용은 하나도 지불하지 않은 채 질문만 하고 있어. 당사자의 영역에 서슴없이 침입해 당사자가 말하게끔 하고 있잖아.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걸 몇천 번, 몇만 번이나 해와서 지쳤어."라고 대꾸했다. 충격 그 자체였다. 덧붙여 일본인 남성인 나에게는 남성으로서의 특권, 일본의 가해 역사나 민족 차별 문제를 생각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특권이 있다는 것도 알려주었다.

 

 

P186. 역사를 바라보지 않는 선택이 가능했던 것, 어려운 문제라며 그냥 회피했던 것, '역사와 문화는 별개'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 이것이 바로 일본인인 나의 특권이다. 나는 굳이 일본의 기해 역사를 고민하지 않아도 사는 데 지장이 없는 위치였기 때문에, 아무런 고민도 없이 순수하게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었다.

 

 

P189. '연루' : 과거의 잘못은 현대인이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책임은 없지만, 그 잘못에서 파생된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역사의 풍화 과정에 직접 연관되어 있다. 그러므로 과거와 아무 관련 없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의미였다.

 

 

P190. 그렇게 나는 과거의 불의를 바로잡지 않은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과거의 역사와 내가 무관계하지 않다는 '연루'의식을 비탕에 깔고, '차별과 배제의 구조'를 무너뜨리겠다는 자세로 가해 역사를 마주하기도 했다.

 

 

P195. '문화에 정치를 끌고 오지 말라'는 비판에 위축된 일본인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정치와 역사 등 우리의 인권과 관련된 발언을 봉쇄하는 것 자체가 매우 정치적인 행위이다. 그리고 역사 문제는 정치 문제이기 이전에 인권 문제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한반도와 일본의 근현대사 속에서 수많은 이들의 존엄이 짓밟히고 인생이 뒤틀려버린 인권 침해가 자행되었기 때문이다.

 

 

P196. 자꾸자꾸 답답함이 꼬리를 문다. 하지만 이러한 답답함은 분명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그런 의미일지도 모른다.

 

 

P226. '중립'으로 있고 싶은 걸까? 그런데 애초에 뭐가 '중립'일까. 그 '중립'을 결정하는 건 과면 누구일까? 게다가 중립으로 있으려는 것도 실제로는 아주 정치적인 선택이야. 피해자와 가해자가 있는 문제에서 나는 '중립'이라는 위치만 취한다면, 가해자의 폭력은 멈추지 않을 텐데 결국 가해자 옹호밖에 더 되겠어? 내가 '중립'이라고 생각하는 위치가 실제로는 굉장히 가해자 쪽으로 기운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야. 그렇게 보면 '중립'이라고 표명하는 게 오히려 가해 행위라는 생각이 들어.

 

'중립'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중립'. 피해자를 보고도 못본 체하는 것이,

가해자를 옹호하는 쪽으로 기운다.
나 편하자고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가해자에게는 멈추지 않게 하는 것이고,

이는 피해자를 보고도 가린 눈을 행하는 것이다.
가해자를 옹호하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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