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딸과 갱년기 엄마의 갈등은 많은 가정에서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입니다. 조남주 작가의 신작 청소년소설 '네가 되어 줄게'는 이러한 갈등을 풀어내는 흥미로운 타임슬립 이야기로, 두 모녀가 서로의 입장에서 삶을 체험하며 진정한 이해와 사랑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14살 중학교 1학년생 강윤슬과 44살 최수일은 서로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엄마 최수일은 딸 윤슬이 왜 그렇게 반항적이고 말을 듣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고, 윤슬은 엄마가 왜 그렇게 잔소리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갈등의 고리는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처럼 보입니다.
어느 날 아침, 윤슬과 최수일은 서로의 몸이 바뀌어 있는 충격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윤슬은 1993년의 중학생으로 돌아가 있고, 최수일은 2023년 현재의 윤슬의 몸에 빙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일주일간 상대방의 삶을 살아가며 뼛속 깊이 서로의 처지를 체험하게 됩니다.
윤슬은 1993년의 학교에서 엄마가 겪었던 고달픈 학창 시절을 경험합니다. 당시의 교육 환경과 불합리한 상황들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돌파해 나갑니다. 반면, 최수일은 2023년의 학교에서 딸이 겪는 어려움을 직접 체험하며 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도 몰랐던 진짜 모습을 발견하며 서로에게 쌓였던 오해를 풀어나갑니다.
이 소설은 세대 갈등을 풀어내는 과정을 흥미롭고 재치 있게 그려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입장에서 삶을 살아가며, 상대방의 어려움과 감정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는 결국 사랑이 서로를 더 깊게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뻔한 진실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작가는 타임슬립과 영혼 교환이라는 대중매체에서 익숙한 설정을 능숙하게 활용해, 모녀가 서로의 처지와 생각을 이해하고 깊은 사랑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려냈습니다. 두 사람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경험을 통해, 비로소 서로를 이해하고 진정한 소통을 하게 됩니다.
윤슬은 1993년의 중학생으로 돌아가며 엄마의 학창 시절을 이해하게 됩니다. 당시의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어떤 어려움 속에서 성장했는지를 체험하며, 윤슬은 엄마에게 더 큰 존경심을 가지게 됩니다. 서태지와 이상은을 좋아하는 당시의 문화를 접하면서, 윤슬은 엄마가 청소년 시절에 어떤 감정과 생각을 가졌는지 깨닫게 됩니다.
최수일 역시 현재의 딸의 몸으로 딸이 겪는 현대의 복잡한 교육 환경과 사회적 압박을 체험합니다. 딸이 좋아하는 마라탕, 회색 후드, 파스텔색 형광펜 같은 사소한 것들까지도 이해하게 되며, 딸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게 됩니다. 이를 통해 최수일은 딸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이해를 가지게 됩니다.
'네가 되어 줄게'는 두 사람이 진짜 정체를 숨기며 주변 사람들과 일으키는 유머러스한 상황을 통해 독자에게 웃음을 선사합니다. 또한, 1993년과 2023년의 학교생활을 배경으로 당시 청소년들과 요즘 청소년들의 생활상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두 시대의 차이점을 통해 독자는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느끼며, 세대 간의 이해를 돕습니다.
사랑은 서로를 더 깊게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뻔한 진실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소설 '네가 되어 줄게'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어도 좋은 작품입니다. 19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성인 독자라면 추억을 곱씹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조남주 작가의 재치 넘치는 필력으로 그려진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세대 간의 갈등과 이해, 그리고 사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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