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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장_줍줍

2024.02.13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by Seuni's Book Journey 2024.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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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습관을 들인다는 것은 결국 관성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달려 있다. 하루, 하루, 긜고 또 하루 다짐을 실천해나가면서 생긴 관성은 습관이 되고, 몸에 밴 습관은 더 큰 관성을 가질 수 있다. 관성이 아주 큰 물체는 웬만한 외부 충격에도 지금까지의 운동상태를 유지한다. 습관도 마찬가지다. 큰 관성을 갖게 된 습관은 하루 이틀쯤은 주변의 영향으로 흔들릴지언정 이전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어쩌다 잠시 외부의 영향을 받아도 그 다음 날에 앞으로의 궤적을 약간 보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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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반복이 아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맞는 하루가 어제의 지겨운 반복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것은, 오늘의 사건에 내가 부여할 의미의 무게 때문이다. 빅뱅에서 시작해 미래로 향하는 시간의 화살 위, 새로운 시작으로 놓일 새로운 예쁜 표지석을 상상한다. 그곳에 적힐 내용은 오늘 내가 만들어낼 내 삶의 의미에 달렸다. 이제 또다시 새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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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흐름에는 공간과 시간이 서로 얽혀 있다.
공간과 시간의 경쟁이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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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막막함과 그 안에 놓인 인간 존재의 사소함을 대할 때면 나는 늘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글귀를 떠올린다. 인간은 엄청난 크기의 우주의 허공 속에 놓인 보잘것없지만 정말 소중한 존재다. 크기가 없는 기본입자와 그 사이의 허공으로 구성된 물질이 긴 진화의 과정을 거쳐 이성적인 존재로 거듭난 것이 인간이다. 허공으로 가득한 우주의 아름다움을 이성의 힘으로 스스로 깨달은, 우리가 아는 유일한 존재가 우리 자신이다. 그래서 애틋한 마음을 담아 모두에게 전하고 싶다. 인간은 보잘것없기에 더욱 소중한 존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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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멸해서 더욱 소중한 존재다. 단순히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이곳에서 짧은 삶을 살다가 덧없이 사라지는 존재는 하나같이 소중하다. 영생을 믿지 않는 나에게, 지금의 삶은 단 한 번 주어진, 두 번 다시 반복할 수 없는 소중한 삶이다. 이번 생을 망치면 나에게 다음 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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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레이드 러너>
영화가 나에게 묻는다. 인간은 과연 무엇이냐고. 인간처럼 기억하고 사고하며, 인간처럼 예술을 향유하는, 인간이 아닌 존재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다면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냐고 말이다. 또 영화는 나에게,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아직 잘 모르는 우리 인간이 다른 인간을 같은 인간으로 받아들이는 기적은 어떻게 가능하냐고 묻는다. 영화가 나에게 던지는 질문은 계속 이어진다. 당신은 내가 인간임을 어떻게 아냐고, 아니, 스스로 내가 인간임을 확신하는 나의 그 확신의 근거는 도대체 무엇이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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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거꾸로다. 제대로 된 과학 안에는 숭숭 구멍 뚫린 빈칸이 도처에 널려 있다. 과학은 함께 힘을 모아 빈칸을 채워나가는 인류 공동의 지난한 노력의 과정이다. 빈칸이 없으면 과학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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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는 사실을 알면 알기 위해 뭐라도 할 수 있지만, 모르는데 안다고 믿으면 더 알기 위한 노력을 멈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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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서나 우리 삶에서나 빈칸은 소중하다. 빈칸이 없으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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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눈여겨보지 않으면 보이지 안흔 것이 많다. 우리 사회에도 잘 드러나지 않는 이들이 많다. 새벽 첫차를 타고 출근하는 청소 노동자, 새벽의 거리를 청소하는 분들, 이동이 불편해 집밖에 잘 나올 수 없고 따라서 우리가 출퇴근길에 자주 마주치지 못하는 장애인들도 그렇다. 잘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잘 보이지 않는 곳일수록 오히려 더 자세히 보아야 하지 않을까. 과학이나 우리 삶이나, 눈에 잘 띄지 않는 '빈칸'의 존재가 더 소중한 것은 아닐까. 빈칸은 정말로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아직 보지 못한 것일 뿐 채워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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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떠나보면 엉뚱한 곳에 잘못 왔다고 후회라도 할 수 있지만, 제자리에 머물면 평생 후회조차 할 수 없다. 안 가본 것을 후회하느니 가보고 나서 후회하자. 신중한 탐색 끝에 작은 성취를 일궜다면 이제 더 큰 꿈을 꿔보자. 저 멀리 커다란 성취의 산봉우리에는 후회해본 사람들만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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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문이 있다. 열린 이의 마음은 밖의 저보를 받아들여 자신의 내부상태를 바꾸고, 꽉 막힌 닫힌 이의 마음에는 밖을 향한 문이 없다. 절어서 열린 마음으로 무언가를 배웠더라도, 나이 들어 밖의 변화에 눈 감아서 마음의 문을 닫으면 "나 때는 말이지"를 반복하는 꽉 막힌 꼰대가 된다. 꼰대 고립계의 엔트로피 증가에 맞서는 방법은 딱 하나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이다. 닫힌 문으로 안의 공기가 탁해졌다면, 문을 활짝 열어졎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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