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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도서/영미소설

[책리뷰] 두 번째 아이 - 다비드 포앙키노스

by Seuni's Book Journey 2024. 7. 24.

 

 

 

 

 

 

책소개만 봤을 때는 다큐같은 느낌이었는데 소설이다.
실화를 비탕으로 한 소설.
예고부터 강렬했다.
'해리포터'가 될 뻔했던, '두 번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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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의 주인공이 되지 못한 마틴 힐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그의 부모, 자라온 환경,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롤링,
영화 제작사 데이비드가 이책을 발견하고 영화화하기까지의 과정 등.
우리는 책과 영화만으로 끝난 해리포터 이야기를,
해리포터 시리즈가 영화로 나오기까지의 배경을 알게 해준다.
이 이야기를 읽음으로서,
그 때 그 순간 그 사람이 이걸 알아봐주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다면,
해리포터를 우리가 극장에서 볼 수 없었을까?
그래도 결국은 이루어졌겠지?
하지만 이토록 완벽할 수 있었을까? 많은 생각이 든다.
해리포터의 탄생을 위해 온 우주가 도운 느낌.

 

 


 

 

데이비드가 해리포터를 영화화하기 위해 각본가들을 찾아다니는 이야기에서,
한참 진행중인 '노팅 힐' 촬영장 얘기, 곧 들어갈 '브릿짓 존슨의 일기' 대목에서,
그 각본가가 그 작품들로 인해 해리포터 작품을 포기한 부분은
훗날, 지금 그 사람은 어떤 마음일까 궁금하다.
물론 앞의 작품들도 워낙 유명하지만,
자신의 재량이 아니어서 거절은 했지만.
그러고보면 유명한 작품 등 모든 것들은
뭔가 대상이 따로 정해져 있는 듯, 뭔가 순리대로 흐르는,
사람의 거스를 수 없는 무언가의 힘이 있는 것 같다.
'노팅 힐' 촬영장에서 각색가에게 퇴짜맞은 그 날,
그 촬영의 단역을 맡은 마틴을 보고 첫 눈에 해리포터 역으로 일아본 것과,
만나기 힘든 줄리아 로버츠를 정면으로 맞닥뜨렸으니 말이다.

 

 


 

 


삶에서 수많은 두번째 아이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고통을 대충은 짐작하겠지만
정확히 알 수도,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 책은 두 번째 아이가 평생동안 되뇌일
'무엇을 놓쳤을까?'의 고통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그것만으로도 힘들 마틴에게 딕친 가정의 불행.
마틴이 두 번째 아이가 아니었더라면

그 불행은 달라졌을 수도 있지 않을까?
얼마전 읽은 기사에서 본 아사다 마오가 생각난다.
피겨 인생동안 김연아 라이벌로 괴로웠다던 아사다 마오.
이인자의 삶도 그런데 뒤에 가려져 그가 될 뻔한 두 번째 아이는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아버지의 죽음, 엄마와의 재회, 새아빠.
새아빠의 이중적인 태도에 또다시 상처받는 마틴.
스스로를 이모부 집에서 구박받는 해리로 이입하면서 점점 더 자신을 옥죈다.
다행히 엄마가 빠르게 정신을 차려서 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었지만, 그 속은 어떠할까?

 

 


 

 

누구나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면서 내 삶을 하찮게 여긴다.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삶에 대한 미련으로 현재를 후회로 살기도 한다.
마틴과 대니얼. 이 둘은 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환상을 깨준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빛과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덮고 난 지금, 과거가 아닌 현실을 힘차게 살고 싶어졌다.

 

 

 

 

 

 

 

 

 

 

 

 

 

 

 

P88. 우리는 대니얼의 테스트를 한 번 더 보았어요. 다른 아이는 뛰어났고, 상처받기 쉬운 분위기이면서 해리와 무척 닮았었죠. 하지만 우리는 해리가 당당히 나설 줄 아는 기개있는 소년으로 자란다는 걸 알았어요. 대니얼은 그 양면을 다 갖춰, 매우 상처받기 쉬우면서도 '깡'을 보이는, 작은 뭔가가 더 있었죠. 대니얼에겐 그 역을 맡을만한 '베짱'이 있었습니다.

 

 

P88. "작은 뭔가가 더 있다."
그러니까 규정할 수 없는 이 특성이 결정적이었다. 만일 마틴이 "왜 내가 아니라 그 애죠?"라고 물었다면, 그 '작은 뭔가가 더' 없었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을 것이다.
그토록 사소한 것으로 이토록 크게 어긋난다면 미쳐버릴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한 사람의 인생이 나쁜 쪽으로 곤두박질한다. 언제나 하질것없는 게 차이를 낳는다. 고작 쉼표 하나가 어디 있는지가 팔백 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의 의미를 바꿀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P90. 불편하다. 견딜 수 없어진다. 하지만 별안간 대니얼은 물에서 나가면 배역을 따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머릿속에 그렇게 떠오르는 엉뚱한 생각, 정신과 벌이는 기묘한 게임. 하지만 그렇다. 이 통화의 목적을 알기 전까지는 욕조 안에 있어야 한다. 그러면 효과가 있다고 믿어야 한다.

 

 

P93. 세월이 흐르며 우리는 점차 타격에 버티는 능력을 얻는다. 인간의 삶은 어쩌면 그렇게 요악될 것이다. 끝없는 실망의 시험을 거쳐, 훌륭하게든 덜하게든 고통을 다스리는 데 이르는 것 말이다. 하지만 지금 마틴은 열한 살에 불과했다. 극복하기에 너무 벅찼다. 놀라운 모험에 대한 약속이 방금 그의 손에서 빠져나갔다.

 

 

P98. 그 첫날 밤, 마틴은 줄곧 캐스팅 과정을 되새게 보았다. 어떤 순간에 무엇을 놓쳤을까? 무엇을 더 잘할 수 있었을까? 어쨌든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 없었다. 인생은 뒷걸음질 치지 않는다. 그는 기회를 놓쳤고, 이제 실패와 더불어 앞날을 대면해야 했다. 물론 전부 그의 책임은 아니다. 다른 배우가 분명 더 뛰어났을 것이다. 그 점은 어떻게도 할 수 없었다. 그건 필연이었다. 운명이 '다른 쪽'을 그의 앞길에 내던졌다는 사실을 저주하는 게 고작이었다. 누군가가 자리를 빼앗고, 길을 막는 일은 너무나 자주 일어난다. 학교에서, 혹은 스포츠 클럽에서 벌써 겪은 적 있다. 1등이 될뻔했는데 더 출중한 이가 나타나는 경우들. 언제나 이런 걸까? 모든 인간의 삶은, 언제가 됐든, 다른 인간의 삶 때문에 망가진다.

 

 

P104. "모든 게 줄곧 내 실패를 일깨우고… 그게 너무 끔찍해요…"

 

 

P135. 그 말이야말로 마틴을 가장 아프게 했다. 사람들이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그의 괴로움을 변덕으로 치부하는 것. 그는 개인적인 비극으로 누구도 불편하게 하지 않으며 거의 항상, 혼자 고통스러워하는데 말이다. 상한 감정은 잠시 시간이 지나자 가라앉았다. 실수란 언젠가는 저질러지는 법이고,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P176. '날 그렇게 괴롭혔던 일에 골몰하지 않으려면 앞으로도 더 큰 고통을 겪어야 하나?'

 

 

P178. "가끔 전 제 인생을 도둑맞은 것 같아요."

 

 

 

 

 

 

 

 

 

 

 

 

 

 

 

P180. "우리가 우리 자신을 의식하려면 타인의 존재가 필요한가?"

 

 

P199. "내가 당신을 믿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요."

 

 

P201. 이렇듯 미디어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경쟁에서의 탈락자들은 모두 같은 고통을 겪었다. 승리자가 취하는 기쁨의 이미지가 영원히 떠돌면서 실패를 강조한다. "거기까지 간 것만 해도 대단하잖아!"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렇게 목표와 가까운 곳까지 이뤄낸 여정에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빛을 스치기만 하느니 차라리 어둠 속에 남아있는 게 나았다.

 

 

P231. 실패에서 견디기 힘든 부분은 자기 운명의 주도권을 잃었다는 느낌이다. 그건 타인의 결정에 복종하는 거다. 그렇게 행동함으로써, 카림은 아무것도 바로잡지는 못했지만 주도권을 되찾았다는 기분을 느꼈다. 그 자신의 운명을 결정한 건 그였고, 이 용기 있는 행동에 마틴은 가슴이 뭉클했다.

 

 

P239. "오늘날 우리는 남들이 누리는 행복의 독재 아래 살고 있어. 아니면, 어쨌든, 남들이 내세우는 행복…."

 

 

P246. "네겐 아마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가끔은 너무 힘들었어…. 그래서 난 네가 부러웠던 것 같아. 정말이야. 내 인생은 이 모든 게 없는 편이 더 나으리라고 생각했어. 물론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피로한 순간에 그랬던 거였지. 어쨌든 내가 생각했던 것 너였어. 그건 거의 강박이 됐어…."

 

 

P249. "일상이 지옥 같을 때가 많아. 분장엔 몇 시간이나 걸리지. 그리고 난 스키를 타거나 햇볕을 쬐러 갈 수도 없어. 그래, 이렇게 말하면 별것 아닌 거 같지. 하지만 자유를 빼앗기면, 그건 강박이 돼."

 

 

P250. 다니엘은 감정을 말로 털어놓을 필요가 있었던 게 분명했다. 듣고 있으니 그 역시 <나는 어떻게 인생을 망쳤는가>를 쓸 수 있을 정도였다. 그의 얘기가 지나쳤을 수도 있지만, 마틴은 새로운 관점에서 개념들을 재정립할 수 있었다. 결국 성공이란 무엇인가? 실패는? 그의 좌절은 더 나아 보이는 타인의 운명에 대한 환상에서 기인했다. 하지만 '다른 쪽'의 일상에 대해 그가 실제로 무엇을 알았었나? 미디어와 꿈의 산업이 야야기하는 것 말고는 거의 없었다.

 

 

P250. "게다가 제일 끔찍한 건, 아무도 내 이름을 모른다는 거야!"

 

 

 

 

 

 

 

 

 

 

 

 

 

 

 

P252. 그는 오래도록 이야기를 계속했다. 힘들게 책을 샀던 일부터 폴란드에 있는 호그와트에 다녀왔던 일까지,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말했다. 대니얼은 매우 놀랐다. 그 이야기는 그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다. 대니얼은 마틴에게 엄청나게 공감했다. 이렇게 자신과 반대되는 운명을 접하는 일은 흔치 않다. 일직선인 우리의 길은 가지 않은 길에 조금도 접근을 허용하지 않으니까.

 

 

P252. 어떤 면에서는 각자가 다른 쪽의 인생을 꿈꿨다. 각자 자기에게 없는 것을 원했다. 한쪽의 빛은 다른 쪽의 그림자였다. 서로를 만나면서서, 그들은 서로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운명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었다.

 

 

P253. 마틴은 마침내 선택되지 않은 것의 가치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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