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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소설

회색인간 - 김동식

by Seuni's Book Journey 2024.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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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야기에 긴 여운이 남는다.
이야기 하나 하나가 현재 우리의 삶을 반영하고 있어 가볍게 읽히지가 않는다.
주제, 스토리도 다양하고 신선하지만 예상치 못한 결말이 재미있다.
작가가 천재가 아닐까?
감탄하면서 읽었다.
이래서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이구나 깊게 공감했다.


📝 회색인간
지저인들의 습격을 받아 만 명의 사람들이 땅 속 세상으로 납치당했다. 지저 세계에 도시 하나만큼의 땅을 파면 지상으로 무사히 돌려보내 주겠다고 했다. 그들은 다시 돌아갈 희망을 갖고 열심히 땅을 팠다. 식량이 너무 부족해서 그들은 항상 지쳐 있었고 항상 배고파 있었다. 그들에게는 웃음도 눈물로 분노도 사랑도 여유도 동정도 없었다. 사람들이 회색이 된 것 같았다.
어느 날 한 여인이 노래를 불렀다. 사람들은 미친 여자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한 남자가 그림을 그렸다. 한 노인이 화가에게 음식을 주면서 이곳에서의 모습을 그려달라고 했다. 어느 누군가는 소설을 쓸 수 있다고 하니 한 중년 여인이 꼭 살아남아서 우리의 이야기를 남겨달라면서 음식을 주었다.
그 후로 사람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곳의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 여전히 사람들은 죽어나갔고, 여전히 배가 고팠지만 사람들은 더이상 회색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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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존재가 밑바닥까지 추락했을 때, 어떻게 될까? 인간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그저 배고픔을 느끼는 몸뚱이 하나만 남을 뿐.
- 12p
📕
인간이란 존재가 밑바닥까지 추락했을 때, 인간들에게 있어 예술은 하등 쓸모없는 것이었다.
- 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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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의 성질을 버리면 어떻게 될까?


📝아웃팅
50년 전, 점점 줄어드는 인구수에 위기감을 느껴 인조인간을 만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인간과 다를 바 없지만, 큰 사고에 인조인간은 죽지 않는다. 인간은 그런 인조인간을 차별했다. 인조인간이란 사실이 밝혀지는 일을 아웃팅이라 불렀다. 현 세계의 인간들에게 아웃팅만큼 무서운 것은 없었다.
Area510. 비밀군사기지구역. 외계인이 있다는 루머가 도는 비밀장소이지만 그곳에서 인조인간을 만들거라는 의심에 그곳을 잠입 취재하려는 세 명의 사람들. 그들이 그곳에 잠입하지만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멸종 위기 동물 : 인간 십여 명.
📕
"저는 오늘, 전 인류를 아웃팅하러 왔습니다."
그날 인류는 너무나도 당연하였던 그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똑같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똑같다는 사실을.
- 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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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 다를 거라는 생각에 차별하고, 무시, 박해하지만 실상은 다를 바 없다.
다르게 보면 다른 것만 보이는 것이 아닐까.
곧 우리의 미래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손가락이 여섯 개인 신인류
인간 인공진화 법안의 통과로 앞으로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은 총 열두 손가락을 가지게 되었다. 신인류와 구인류가 함께 살아가는 시기에 다들 고심을 한다. 신인류로 태어나서 다행으로 여기고, 1년 차이로 구인류로 태어난 아이의 부모들은 신인류에게 밀리거나 열등감을 갖게 될까봐 걱정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인공진화 프로젝트의 비리가 밝혀지면서 다시 다섯 손가락 아이를 낳기로 한다. 문제는 여섯 손가락 아이를 낳은 부모들이다. 신인류의 가족들은 단체로 항의하고 소송하고 시위도 했지만 그들은 소수일 뿐이다. 아이들이 자라서 받을 차별을 생각하며 피눈물을 흘렸다.
사람들은 그들을 동정했고 해결 방법을 모색했다. 신인류 아이들이 차별을 받지 않도록 모든 것이 동원해 적극적으로 차별 반대를 지지했다.
그럼에도 차별을 받을까 불안해 했다. 차별에 극도로 예민해지면서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
"뭐야? 누가 장애인을 차별하는 거야? 법은 또 왜 이래?"
"인종차별이 아직도 있다니? 이거 뭐 하자는 거야! 방송국들은 이런 걸 알리지 않고 뭐 하나?"
"뭐? 성 소수자를 차별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어디서는 아직도 동성 결혼이 불법이라고?"
"세상이 이래가지고, 나중에 신인류 아이들이 자라서 평화롭게 살 수 있겠어?"
- 93p
시민들이 작은 차별에도 크게 분노했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정부에서도, 법적으로도 최대한 지원하고, 언론들도 뉴스로 내보냈다.
무엇이든 차별을 하는 것들은 희대의 몰상식한 것들이고, 매장당해 마땅한 것들이었다.
그러자,
"뭐야? 가능하잖아?"
모든 차별이 사라졌다.
그냥 별 것 아닌 당연한 일이었다.
- 9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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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한 목소리로 높이면 바뀌지 않는 것은 없다.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하고 관심을 갖아야한다.

 

 

 

 

 

 

 

 


📝디지털 고려장
비노동 인구인 노인들을 현실에서의 육체를 버리고, 가상 셰게로 이주하는 정책인 가상현실 가족 도입. 디지털 고려장이라고도 불린다.
온가족의 뇌 스캔을 통해 완벽한 가족 아바타가 있어서 노인들에게는 실제 현실과는 차이가 전혀 없고 오히려 함께 살지 못하는 가족들과 함께 살수 있어서 더 나은 정책이라고 한다.
아버지를 가상 세계로 이주시키고, 비용 문제로 뇌 스캔을 미루고 있는 김남우. 딸 김진주는 할아버지의 뇌 스캔 갱신을 권하지만 비용 문제로 회피하는 아빠.
📕
"아빠! 아빠는 나중에 늙어서 이주했을 때, 내가 뇌 스캔 갱신을 안 해주면 좋겠어?"
"뭐?"
- 108p
딸이 자신을 가상세계에 이주하겠다는 말에 김남우 자신은 싫은 감정에 혐오감을 느낀다.
그제서야 아버지를 보낸 자신의 행동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본다. 자신은 아버지와 다르며,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자였기에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해본다. 하지만 어느날 아버지의 영상을 보다가 아버지가 술을 끊은 것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는 왜 술을 끊으셨을까? 가족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였을까? 왜 아버지를 급하게 이주시켰을까. 알코올중독 아버지를 감당할 수 없어서? 조금 후회가 됐다.
📕
"아빠 보내지 마라."
"아빠... 가기 싫다. 아빠가 늙어도, 가상 지구로 보내지 마, 아빠 가기 싫어... 할아버지처럼, 그렇게 영영 떨어지기 싫어..."
"걱정하지 마, 아빠. 나는 꼭 1년에 한 번씩 갱신해줄 거야."
"내 아바타는 항상 아빠랑 함께 늙어갈 거니까. 아무 걱정하지 마!"
"..."
- 114p
💬
그 옛날의 고려장과 다를 바가 없다.
가상현실에서 잘 사는 것이 과연 노인에게 어떤 의미일까? 자식들 마음 편하고자 하는 것 아닐까?


📝 소녀와 소년,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세상. 살아남은 인류 최후의 지성들이 모여 살고 있는 벽 너머 세상.
한 소녀와 한 소년이 그 곳에 도착했다. 벽 너머 세상도 여유가 없는 상황인지라 소녀와 소년 중 하나만 받아들이기로 한다.
소녀와 소년은 둘 다 음식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소녀는 자신의 초코바를 반으로 나눠 소년에게 나눠줬다. 소년은 소녀의 맘이 바뀔까 싶어 허겁지겁 먹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소년을 선택하기로 결정을 내리는 대표자. 이유는?
소녀가 초코바 봉지를 바닥에 버려서. 쓰레기 무단 투기는 도덕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
넌센스 퀴즈 푸는 줄 알았다. 인류 최고의 지성들이라는 사람들의 결정이 참……
하지만 왜 현실과 닮아보이는 걸까.
갑갑한 현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사망공동체
이승의 사망률이 낮아져서 저승의 심각한 인구문제가 발생하였다. 저승에서는 사망자 두 배 정책을 통과시켰다.
사망자 두 배 정책이란 이승의 인간들은 영혼의 짝 한 명과 무작위로 맺어지고, 한 명이 사망해도 나머지 한 명도 사망하게 되는 정책이다.
모든 전쟁이 사라지고, 사형 집행도 중지, 제3세계에 대한 지원도 엄청나게 쏟아졌다.
모든 이들의 목숨값이 평등해진 것이다. 모든 인류가 한마음으로 사망을 줄이려고 애썼다.
저승에서는 사망 세 배 정책을 시행했고, 인류는 더욱 협동하여 필사적으로 죽음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가 노화방지약이 만들어졌고 인류의 사망률은 더 낮아졌다. 어느날, 저승의 대표가 다시 찾아왔다.
📕
[여러분 덕분에 최근 사망한 분들은 저승에서도 영원히 노동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에게 안식이 없다는 건 좀 안된 일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요. 앞으로 저승 인구가 너무 늘어날까 걱정이 된 저희는 이승의 사망 시스템을 원래대로 되돌려놓기로 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이승의 여러분.]
"..."
인류는 헷갈렸다. 이 기쁜 소식에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죽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겠지.
- 216p


📝영원히 늙지 않는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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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다고, 우리가 불사신입니까? 교통사고, 자연재해, 전쟁, 살인! 인류는 끊임없이 그 수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한데,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은 없습니다! 이 말은! 이대로 영원히 구 사용을 지속한다면, 결국 지구상에서 인류는 멸종하고 말 것이란 겁니다! 그때 가서 영원의 구 사용을 중지할 겁니까?"
- 247p
"정부의 말을 믿었어? 외계인을 극진히 대접해줘서 외계인이 선물로 영원의 구를 주고 갔다고? 병신! 정부를 몰라? 정부가 얼마나 병신 같은 것들인지 모르냐고! 외계인을 대접했지! 아주 극진히 대접했어! 기술을 캐내려 했고, 해부를 해보려 했고, 도망가지 못하게 가뒀지!"
"화가 난 외계인이 인류에게 저주를 내렸어! 영원히 인류가 성장하지 못하게 말이야! 영원의 구 같은 건 없어! 다 정부의 잘못을 가리기 위해 꾸며진 것들일 뿐이야!"
- 261~2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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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늙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간과한 부분이 있다. 늙지 않는 것은 좋지만, 성장 또한 멈춘다면, 한창 나이는 좋을지 몰라도, 10대, 갓난아기는 영원히 그 나이. 누군가에겐 영원한 젊음, 누군가에겐 영원한 정체.
한 나이로 평생 살아가는 건 과연 좋을까?


📝공 박사의 좀비 바이러스
S시 도시에 좀비 바이러스가 터졌다. 그 바이러스에 걸리면 눈이 다 빨개진다. 하지만 재생력이 인간보다 월등히 뛰어난, 좀비의 재생력을 갖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 재생력을 위해 그 도시로 몰려들게 되고, 전세계 사람들은 붉은 눈의 좀비가 한 단계 진화의 시대를 거쳤음을 영광스럽게 여겼다.
그 때, 다시 S시에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면서 인간 바이러스가 퍼졌다. 사람들은 인간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S시에 봉쇄령이 내려졌다. S시 사람들은 왜 가둬져야 하는 건가? 멀쩡한 인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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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조림 몇 개 때문에 한 노인을 죽이려고 했을 때, 저희는 짐승들이 되어 있었습니다. 한 노인을 살려주고 나니, 그제야 저희는 사회 속에 사는 인간이 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저희는 살았습니다."
- 무인도의 부자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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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희생해서 모두를 살리는 게 정당합니까?”
- 운석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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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은 어울리는 사람에게 주어져야 보물인 법이다.
- 보물은 쓸 줄 아는 사람에게 주어져야 한다

 

 


 

 

 

📕
참 희한한 일이었다. 벽이 생기고, 집이 생기고, 보이지 않는 공간이 생기자, 범죄도 생겼다.
폭력, 도둑질, 성추행, 예쁘게 지은 남의 집을 몰래 먹어버리는 일까지.
왜일까? 사방이 모두 뻥 뚫려 있던 그때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던 원시의 그때는, 모두가 모범 시민이었는데.
- 어린 왕자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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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내 제품들을 가지고 왈가왈부하지 마시오! 겉모습이 인간과 닮아 있을 뿐, 그것들은 모두 뱀파이어요! 우리 인간들과는 다르단 말이오! 당신들은 소, 돼지를 불쌍히 여기오?"
- 333p
"자꾸 내 제품들을 가지고 왈가와부하지 마라! 겉모습이 우리와 닮아 있을 뿐, 그것들은 모두 인간이다! 우리와는 다르단 말이다! 당신들은 소, 돼지를 불쌍히 여기는가?"
- 3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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