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책을 고를 때 책 표지와 내지에 관심을 갖던가?
확실히 강렬한 표지는 눈길을 끌긴 한다.
내가 책을 고르는 방식은 주로 작가, 추천, 제목인 것 같다.
주로 도서관 대여로 책을 읽기에 외관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표지와 내지를 둘러보고 비교해 보는, 책을 보는 재미가 추가될 것 같다.
√ 읽어볼 책 리스트.
- <이갈리아의 딸들>,
- 매리 로치의 <인체 재활용>, <우주 다큐>
- 진중권, 테드 창
- 위근우의〈프로불편러의 일기>
- 셜록홈즈 시리즈
- <바벨의 도서관 - 보르헤스>, <장미의 이름 - 움베르트 에코>
√ 김겨울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체가,
본인이 좋아하는 작가의 스타일과 어느 정도 닮아 있을까.
유머러스한 작가를 좋아한다고 하던데,
나 또한 김겨울 작가 특유의 위트있게 받아치는 글이 너무 좋다!!
가름끈, 띠지, 책갈피, 독서대 모두 책의 물성에 따라오는 물건들이다. 전자책을 읽을 때는 가름끈도, 띠지도, 책갈피도, 독서대도 필요하지 않다. 이 모든 불편함과, 추가로 드는 비용과, 무게와, 귀찮음을 감수하고 굳이 종이로 된 책을 읽는 이유는 책의 질감이, 무게가, 모양이, 형태가, 결국 책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물성 없는 책은 책인가? 적어도 나에는 반쪽짜리 책이다.
- 독서대, 책갈피, 띠지와 가름끈
인간이 신의 시선을 잠시나마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 가장 즐거운 유희활동
독서는 돈도 비교적 적게 들고, 드는 돈에 비해 누릴 수 있는 유희의 크기가 크며, 질이 높다. 물론 책이 제공하는 유희를 온전히 즐기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지만, 일단 그 허들을 넘기면 그 뒤로는 죽을 때까지 배신하지 않는 재미를 보장한다. 죽을 때까지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자원이 풍부하기까지 하다. 오히려 읽으면 읽을 수록 읽을 책이 늘어나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 가장 즐거운 유희 활동
책을 많이 읽었을 때 삶이 바뀐다는 것은, 인생에서 지속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사유 능력과 공감 능력을 증대시키고, 질적으로 훌륭한 차원의 쾌감을 주는 취미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 책을 읽는 목적과 방법
'내가 느낀 이 다채로운 즐거움을 당신도 느껴보길 바라요.' 책을 많이 읽어서 삶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게 맞다면, 나는 그 많은 책으로부터 얻은 다양한 감정과 사유가 그 사람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책을 제대로 읽고 싶다면 책을 '빨리 많이' 읽기보다는 '천천히 많이' 읽기를 권하고 싶다. 어느 세월에? 책은 평생 당신을 배신하지 않는 친구가 되어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책을 읽는 목적과 방법
책을 읽고 처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책을 읽을 때 연결지어 생각할 일이 잦기 때문이다. 가끔 하던 일을 멈추고 가만히 책장을 바라본다. 책등을 하나하나 살피며 내가 무엇을 기억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반추해본다. 모든 책의 내용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각각의 감정은 대체로 기억하고 있다. 업데이트를 하고 싶으면 다시 읽어본다. 그런 게 아니라면 머릿속으로 대강의 범주를 가늠한다. 메마르고 건조한 책, 씁쓸한 책, 액자식 구성으로 된 책, 슬픈 책, 각주가 많은 책, 단편집, 비슷한 문체의 두 책 등등. 그렇게 기억하고 있는 책은 나중에 필요한 순간 블현듯 떠오른다.
- 책을 사는 행위
빠르고 편리한 온라인 서점이 대세라지만 여전히 두 발로 걸으며 책을 구경하는 이유는, 예기치 못한 만남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목표로 한 책을 찾다 보면 바로 옆에 꽂힌 책, 같은 작가의 책, 제목이 눈에 띄는 책, 다자인이 예쁜 책, 전에 사려다가 까먹은 책, 요새 읽는 책에 등장하는 책 등등이 엮인 굴비처럼 줄줄이 끌려나온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결코 누릴 수 없는 특권이다. 오프라인 서점이 사라지지 않기를 기도하는 이유 역시 이것이다. 책도, 영화도, 음악도 빅데이터로 자동 추천이 되는 시대에 취향의 폭을 넓히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그렇기에 직접 만나는 책이 더욱 소중하다고 믿는다.
- 책을 처음 만나는 공간
살다 보면 책을 아예 읽지 않는 때도 있다. (...) 그렇다고 해서 죄책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책을 많이 읽는 게 훌륭한 삶의 표본도 아닌데 잠시 좀 쉬면 어떤가. 죽어서 위인전 목록에 들어갈 것도 아닌데. 그렇게 책을 놓고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다시 책을 집어 드는 때가 오는데, 다른 유희 활동이 다 재미없어졌다는 신호다.
- 다독과 속독
내가 살면서 책에서 얻은 가장 큰 기쁨의 순간들은 좋은 책을 천천히 읽는 시간들에 있었다. 어려운 개념을 이해하고, 감정에 깊이 공감하고, 타인의 이야기에 위로받고,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고, 작가의 농담에 껄껄 웃고. 이런 순간들을 속독으로도 만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건가.
- 다독과 속독
게다가 지하철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쳐다보는 온갖 시선이 얽힌다. 책을 옆에서 들여다보고 앞에서 구경하는 그 시선이 책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으쓱,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데 책을 읽는 사람이 가지는 특유의 허영이 자신을 다독인다.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지 않는 가장 개인적인 공간인 동시에, 모르는 사람들의 수많은 시선이 복잡하게 스쳐 지나가는 지하철에서 책을 읽지 않는다면, 대체 어디서 독서가임을 자랑하겠는가?
- 독서 환경
예로부터 필사는 자기 수양과 글쓰기 훈련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었다. 문예창작과나 국어국문과를 나온 사람들이 도제식으로 창작 교육을 받을 때 <태백산맥>이나 <혼불> 같은 소설을 필사했다는 전설 같은 일화도 들린다. 그런 책을 필사하고 나면 한 글자 한 글자가 몸에 새겨져 자신도 모르게 그 소설을 온몸으로 기억하게 된다고 한다.
- 필사하기
좋은 공책을 사서 만년필로 써두곤 했다. 이런 아날로그 수집 행위의 가장 좋은 점은 추후에 '훑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책을 한 손으로 잡고 한 손으로 후루룩 훑는 그 일 말이다. 몇 권을 꺼내 훑다 보면 내가 원래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를 금방 떠올릴 수 있다.
- 필사하기
누군가가 시간을 들여 쓴 책을 다시 시간을 들여 베껴쓰는 일을 할 수 있다니, 그럴 수 있는 펜과 종이와 시간이 있다는 건 큰 축복이다. 그 축복이 비하면, 인생의 많은 일들은 게 제 아니다.
- 필사하기
한 권의 책이란 , 죽은 자를 깨워 다시 삶으로 불러내고 산 자에게는 영원한 삶을 선사하는 작은 기호들로 가득한 마법의 세계다.
- 요슈타인 가이더, <마법의 도서관> 중
책은 유일하게 우리가 두 번 이상 살 수 있는 세상이다. 활자는 시간에 귀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차마 헤아리지 못했던 의미를 뒤에 가서 깨달을 수도 있고, 그 깨달음을 가지고 다시 한 번 앞에서부터 살아볼 수도 있다. 세상의 의미를 앞장 뒷장 넘겨가며 재구성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그러나 우리는, 아주 가끔, 책을 여러 번 읽음으로써 같은 삶을 여러 번 체험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을 바꿀 수는 없다. 적어도 앞으로 어떤 내용이 나오는지는 알 수 있다. 등장인물의 미래를 알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특권인가. 그 순간만큼은, 우리는 같은 삶을 여러 번 체험하는 동시에 신의 관점에서 등장인물을 바라볼 수 있다.
- 다시, 세계가 된 책 <은유가 된 독자>
타인의 삶을 살아보는 것은 언어로 세상을 여행하는 독자들의 또 다른 특권이다. 그 누가 이들에게 '책밖에 모르는 바보'라고 할 텐가? 나는 '직접 살기 위해 책을 읽지 않는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진정으로 직접 살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책을 살아본 이들이 세상의 수많은 삶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 다시, 세계가 된 책 〈은유가 된 독자>
사람들이 책을 더 많이 읽었으면 한다. 책이라는 좋은 친구를 다들 곁에 두고 살기를 바란다. 책을 읽음으로써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추상적인 사고를 하고, 몰랐던 것을 배우고, 혼자 있는 시간을 풍요롭게 보내길 바란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새로운 관점을 겁하는 계기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 읽으면 읽을수록 읽을 책이 까미득히 많아지는 그 역설을 공감하길 바란다. 좋은 책을 읽었을 때 느껴지는 짜릿함을 느껴보길 바란다. 어떤 계기로 읽게 되든, 책은 일단 친해지기만 한다면 평생 배신하지 않는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 북튜브, 북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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