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도서/소설

[책리뷰]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 윤정은

by Seuni's Book Journey 2024. 10. 15.

 

 

 

✓괴로웠던 기억을 다 지워버리면 행복해질까?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고 그걸 치유하는 능력과 원하는 것을 실현하는 능력 두 가지를 다 가진 소녀.

엄마 아빠가 나누던 대화를 엿듣다가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된 소녀는 조절하는 방법을 듣다가 잠이 들었다.
꿈에서 사랑하는 이들이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모두 떠나가는 악몽을 꾸었다. 깨보니 꿈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

 

소녀는 가족을 찾기 위해 백만 번을 다시 태어나 세기를 넘나들면서 수도 없이 많은 일을 하며 세상을 헤맸다.
그러다 어느날 아빠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들려왔다. 두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먼저 슬픔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능력을 제대로 익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일을 하고 나서 꿈을 실현시키는 능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소녀는 자신이 현재 있는 메리골드라는 이름의 도시에서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주고자 노력하기로 한다. 그렇게 메리골드 마음세탁소가 탄생한다.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30만 부 기념 한정 플라워 에디션)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search.shopping.naver.com

 

 

 

 

 

 

 

 

 

 

 

 

 

 

마음의 얼룩을 지우고,
아픈 기억을 지워드려요.

당신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구겨진 마음의 주름을 다려줄 수도,
얼룩을 빼줄 수도 있어요.

모든 얼룩 지워드립니다.
오세요, 마음 세탁소로.
-주인 백-

마음세탁소에서 마음의 얼룩을 지우고 편하게 살다가, 낯선 타인이 도움을 필요로 하면 대가 없이 도와주는 것이 세탁비.
마음의 얼룩을 지우면 그 시절의 기억도 지워진다. 지워져도 될 기억인지 잘 선택해야 한다.

나는 메리골드 마음세탁소에 가면 어떤 얼룩을, 어떤 구김을 없애고 싶을까.

 

 

"얼룩진 마음이면 기억이 지워지는 게 더 좋은 거 아닌가요? 불행하진 않잖아요."
"불행하지 않으면 좋은 거야?"
"불행하지 않다면 행복한 거 아닌가요?"
"삶에서 불행을 빼면 행복만 남아?"
"···그렇지···않을···까요?"
"하루 중에 불행과 행복 딱 두 가지 감정만 느껴?"
"아니요! 두 가지만 느끼면 어떻게 살아요!"
"그럼 어떤 감정들을 느껴?"
(...)
"어떤 아픈 기억은 지워져야만 살 수 있기도 하고, 어떤 기억은 아프지만 그 불행을 이겨내는 힘으로 살기도 하지. 슬픔이 때론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해."

 

 

헤어짐을 인정할 수 없어 희재를 미워하길 택했다. 보고 싶고 그리운데 네게 오지 않으니까, 미움을 핑계로 그를 생각할 수 있으니까. 많이 사랑했던 기억이 아까워서, 서서히 잊혀가기보다 미워함으로 간직하고 있었다. 이 마음이 자신을 낡고 닳게 하는 걸 알면서도.

 

 

 

 

 

 

 

 

 

 

 

 

 

 

후회되는 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나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정말 그럴 수 있을까.

 

 

낮의 달을 보지 못하는 건 낮의 해를 보려고만 하기 때문은 아닐까. 새벽이 오고 아침이 온다. 어둠이 영원할 것 같아도 아침은 다시 온다. 살아 있는 한 노력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건, 이 아침을 맞이하는 날들 아닐까.
"살아 있는 한, 영원한 어둠도 빛도 없구나."

 

 

"만약에 말이야. 마음이 아프면 꺼내서 얼룩을 지우고 햇볕에 널어 잘 말리면 돼. 다음 날이면 깨끗하게 마른 마음으로 편안해질 거야."
"마음을 꺼낼 수 있어?"
"꺼낼 수 없으면 이렇게 종이에 마음을 그리면 어떨까?"
"좋아! 그런데 마음이 아프면 엄마가 안아주면 되잖아."

 

 

"문제없는 인생은 없어. 인생에 문제가 생기면 극복해 나갈 뿐이야. 도망가고 해결하고 그런 게 극복이 아니고, 그 문제를 끝까지 피하지 않고 겪어내는 거. 그게 극복이야."
"끝까지 피하지 않는 게 극복이면 너무 힘들지 않나요?"
"물론 힘들지. 어렵고. 하지만 그렇게 겪어내고 난 뒤에 그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닌 게 되는 거야. 마음의 얼룩도 그래. 자기 얼룩을 인정한 순간, 더 이상 얼룩이 얼룩이 아니라 마음의 나이테가 되듯이 말이야."

 

 

일단 살아. 죽지 말고 살아. 의미와 재미 같은 거, 산 다음에 찾아. 그리고 잊지 마. 너는 너로서 충분해. 하늘의 별 말고 네 안의 별을 봐. 어둠 속에서도 너는 빛나고 있어.

 

 

"있지요, 전에는 내 불행이, 내 아픔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살다 보니 모두 아픔을 간직하고 살더라고요. 제 불행만 불행이 아니었던 거죠. 저는 요즘 사는 중 가장 행복해요. 편안해요. 저녁 버스를 탔는데 노을이 너무 예쁜 걸 보면 눈물나게 행복해요. 어떨 땐 낮에 버스를 탔는데 버스에 저 혼자 있어요. 전세 낸 것처럼. 어디 여행 간 거 같더라고요."

 

 

"(...) 불행하다 느꼈던 상처를 지우고 싶던 순간이 물론 많았지만 그날들이 있었으니 오늘이 좋은 걸 알지 않겠어요. 불행을 지우고 싶지 않아요. 그 순간들이 있어야 오늘의 나도 있고, 재하도 있으니까요."

 

 

살아 있길 잘했다. 태어났으니, 살아 있으니, 살아지고 숨을 쉬었다. 죽지 못해 살았다. 하지만 이제 살아 있으니 살고 싶어지고 살고 싶어지니 사는 게 행복하다. 행복한 삶을 만드는 건 타인이 아닌 나의 마음가짐이라는 걸 연자는 오랜 시간을 지나 와서야 깨닫는다.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려고 그토록 긴 불행의 터널을 지나왔는지도 모른다.

 

 

그러고보면 마음이라는 게 보이지도 않고 형태도 없는 것이 참 힘이 세다. 마음으로부터 시작되고, 마음으로부터 해결되고, 마음으로부터 끝이 난다. 마음으로부터 꽃이 피기도 하고, 마음으로부터 불행이 지속되기도 한다. 마음은 어쩌면 모든 끝과 시작의 열쇠인 것일까.

 

 

사람이란 참 묘한 존재다. 서로에게 적당히 거리를 둬야 하지만 적당히 곁에 있어야만 살 수 있는 것인가.

 

 

 

 

 

 

 

 

 

 

 

 

 

 

"눈으로 담아요. 그리고 마음으로 담아요. 진짜 아름다운 풍경은 사진에 담기지 않잖아요.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순간은 잠시도 놓치지 않고 찬찬히 느끼며 마음에 담아두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안과 밖의 다름을 결정짓는 온도는 어쩌면 개인의 생각과 시선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듣고 싶은 것을 듣고, 느끼고 싶은 것을 느끼니까. 또 사람은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것을 들려주니까.

 

 

"어쩌면 열쇠는 자신의 주머니 속에 있는 게 아닐까."

 

 

"만약 누군가 나를 비난하고 욕설을 퍼붓는다면, 받지 마세요. 택배도 수취 거부나 반품이 있듯이 나를 모욕한 그 감정이나 언행을 반품해보세요. 물건을 주었는데 받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닙니다. 누가 나를 싫어하고 미워한다면 그 마음을 받아서 상처로 만들지 마시고 돌려주세요. 받지 않고 돌려주었으니 상처는 내 것이 아니고 상대의 것입니다. 마음의 천국을 방해하지 말고 수취 거부하세요. 그래도 됩니다."

 

 

세상 어디에도 빛이 있구나. 빛이 비추지 않아도 빛은 늘 존재하고 있어.

 

 

"사람들의 슬픔을 공감하고 치유하는 능력은 참 좋은데, 꿈꾸는 일을 실현시키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알면··· 꿈을 꾸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을까요?"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무엇이 행복이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모르겠지만 나는 지나간 날들에 대한 후회를 멈추고 싶어. 생의 방랑과 방황을 멈추고 오늘을 살아가고 싶어.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싶어. 할 수만 있다면···."

 

 

어쩌면 꿈꾸는 일을 현실로 만드는 능력은 굳이 마법을 쓰지 않아도 우리 모두의 삶에서 가능한 능력일지도 모른다. 삶을 원하는 대로 만들어가는 힘은 실수하고 얼룩지더라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용기와 특권 같은 게 아닐까. 그렇다면 이 마법은 선택받은 특별한 이에게만 허락된 것이 아니라 당신도 나도 가질 수 있는 능력이다. 모두에게 이 비밀을 알려주려고 지은이 세상에 온 것일까.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길이고, 내 선택이 옳은 것이라 잘될 것이라 믿는다면 결국 그렇게 될 거야. 말하는 대로, 믿는 대로,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는 능력이 이미 네 안에 있어. 그냥 의심하지 말고 자신을 믿어봐.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어봐."

 

 

 

 

 

 

 

관련 포스팅 더보기

 

[책리뷰] 바깥은 여름 - 김애란

바깥은 여름 : 네이버 도서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search.shopping.naver.com [입동]후진하는 어린이집 차에 영우를 잃은 부부.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외부와 소통을 끊고 살아가는

seunisreads.tistory.com

 

[책리뷰] 나주에 대하여 - 김화진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인간의 심리에 대해 너무 적나라해서 뜨끔한 부분들이 많았다. 나도 저랬지 돌아보면서, 나만이 아니라서 안도하고,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다짐도 해보는. 나를 돌아보는

seunisreads.tistory.com

 

[책리뷰] 어떤 물질의 사랑 - 천선란

어떤 물질의 사랑 : 네이버 도서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search.shopping.naver.com 사막에서 본 밤하늘 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해준 아빠. 그 이야기를 듣고 별의 빛이 여기까지 날아

seunisreads.tistory.com

 

[책리뷰] 동경 - 김화진

아름, 민아, 해든. 그들에게서 나의 닮음을 본다. 그들의 마음이 헤아려진다. 그래서 가슴이 아렸다. 그 마음을 알겠어서. 그러면서 안도한다. 나만은 아닌 것 같아서. 다들 이렇게 살겠구나 싶어

seunisreads.tistory.com

 

[책리뷰]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 문미순

✓ 속이 너무 답답하다. 다음 장에는 어떤 속상한 일이 있을까 싶어 가슴 졸이면서 책을 읽었다. 다들 안타까운 사연에 가슴이 아픈데 정말 해결 방법이 없어서 너무 속상하다. 하지만 이게 우리

seunisreads.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