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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시, 에세이

[책리뷰] 어린이의 여행법 - 이지나

by Seuni's Book Journey 2024. 7. 31.

 





내년에 두 아이들과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여행은 휴양지에서의 여행만 해본 터라
막상 빡센 관광 여행을 하려니 걱정이 앞선다.
이 책은 지금의 나의 고민을 덜어주지 않을까?라는 기대로 읽게 되었다.


√ '내일로' 기차 여행을 해보자.
√『노인과 바다』책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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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걷게 되면 그게 어떤 의미인지 분명해진다. 아이에게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알려주지 않으면 아이와 함께 '나란히' 걷는 게 아니라 아이를 '데리고' 걷게 된다. 그럴 때면 얼이는 금세 지치고 흥미를 읽고 나도 얼이를 어르고 달래느라 진을 뺐다. (...) 역시 어디로 가야 할지 알고 걷는 게 훨씬 재미있다.
- 사전 예고 시스템

 

 

그동안 얼이와 여행을 다니면서, 아이를 '데리고' 여행 다니는 게 힘들지 않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솔직히 별로 힘들지 않았다. 얼이를 '데리고' 여행한다는 생각도 그다지 해보지 않았다. 그 이유를 그 순간 알았다. 얼이는 내가 데리고 다니는 존재가 아니라 나와 이 여정을 함께 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매 순간 한 명분의 비용을 모두 지불하고, 한 자리를 온전히 차지하고 존재하며, 함께 먹고 잠을 자고, 모든 것을 같이 보고 느끼고 경험했다. 그리고 필요한 순간에는 다가와 나를 토닥이며 일으켰다. 내가 얼이에게 했던 것처럼 얼이도 나에게 똑같이.
(...)
이제 나는 삶이 나를 속이는 것 같은 날이 오면 세상에서 제일 기분 좋았던 생각을 한다. 이날을 떠올린다.
- 여행이 나를 속이려 할 때

 

 

아이들의 실수는 아직 모르기 때문일 때가 많다. 아이의 미숙함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 모두 그렇게 배우고 자라 어른이 되었다. 그러나 나는, 우리는 그것을 잊고 있을 때가 많다.
- 모르는 나라의 앨리스

 

 

잘하는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가장 오래 남아 있는 사람은 언제나 가장 즐기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야 잘하지 않아도 괜찮은 배움의 즐거움을 배운다. 지금은 평생 공부를 해야 하는 시대이고, 이왕 오래 해야 한다면, 그렇다면 즐거웠으면 좋겠다.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좋아했으면 좋겠다.
- 배우는 법 배우기

 

 

불편하고 아름다운 것들은 필연적으로 시간과 수고를 필요로 한다. 우리가 무엇을 사랑하는지 알려면 돈과 시간을 어디에 쓰는지 보면 된다는 말이 있다. 반대로 우리가 소유와 마음을 쓰는 동안 완성되는 미학과 서사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불편하고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게 된다.
(...)
불편한데 재미있고, 불편해도 사랑스럽다. 그런 것들은 우리 삶 곳곳에 얼마든지 있다.
- 불편하고 아름다운

 

 

모든 혐오는 닮아 있다. 모든 폭력이 그렇듯이. 무언가 하나를 미워하고 배제하는 사회에는 반드시 다른 구석에도 어둠이 있다. 노키즈존이 있는 나라에서 영어 메뉴만 있는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그 앞에서 버벅거리는 노인들에서 눈치를 주며, 지하철을 타는 장애인을 저주하고, 가난을 조롱하고, 생김새가 다른 이들을 차별하며, 어느 카페에서는 중고생 출입금지를, 또 다른 캠핑장에서는 중년 출입금지를 내거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든 우리도 그 자리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을 쉬이 잊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절대 이방인이 되지 않을 것처럼, 한 번도 어린 적이 없고 결코 나이 들지 않을 것처럼 살아간다.
(...)
우리는 전부 연약하게 태어나 다시 약자로 돌이갈 것이다. 다만 잊고 있을 뿐, 지금은 언제든 소외되고 이상한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러니 고통스럽고 불편하더라도 이 이야기를 더 많이 해야한다. 서로에게 자리를 내어주어야 한다.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는 여기 없다. 노키즈존은 언제나 당신의 이야기다.
- 노 당신 존

 

 

 

 

 

 

 

 

 

 

 

 

 

 

 

 

여행하는 일은 책을 읽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책은 길고 어떤 책은 짧고, 어떤 책은 지루하고 또 다른 책은 깔깔때며 읽는다. 뭉클한 순간이 많아서 두고두고 다시 들춰보는 책도 있지만, 어떤 책은 한 번 읽은 후엔 책장에 꽂혀 잊혀진다. 아무리 좋아하는 책도 모든 장면을 기억할 수는 없다.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만 모든 책이 다 배울 것이 있고 내게 무언가를 남기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읽는 것 자체의 즐거움이 있다. 때로는 실패한대도, 읽고 나서 모두 잊어버린다 해도.
- 코페루니쿠스를 만나러 가는 길

 

 

사진을 찍는 것은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다. 지금 우리가 사진을 보면서 다시 그 시간을 여행하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 이 시간을 돌아보며 지금을 여행하는 날이 오겠지. 그날을 위해 우리는 오늘도 시간을 잘라서 프레임에 담아 간직한다.
- 기억과 기록

 

 

존재는 취향이나 호오의 범주가 될 수 없다. 개를 좋아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혹은 아이를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이미 존재하는 대상에 대한 나의 기분 같은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굳이 입 밖으로 내어 말할 필요가 없다.
- 잠시만, 체크인

 

 

나는 얼이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줄 수 있고 목숨조차 주저 없이 언제라도 던질 수 있지만,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내 세계 안의 얼이보다 지금은 얼이 세계 속의 내가 더 크다. 나는 얼이의 전부이고 우주여서, 그래서 얼이는 언제나 내게 자기 전부와 온 세상을 준다.
(...)
사랑이 든 자리에는 늘 흔적이 남는다.
- 내리사랑, 너의 사랑

 

 

알고 나면 다르게 보인다. 내가 맛본 음식, 귀에 익은 음악과 익숙한 내음. 내가 겪은 일, 눈앞의 풍경. 그렇게 경험과 공감의 테두리를 넓혀간다. '그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된다.
- 글이 경험이 되는 순간

 

 

여행하다 보면, 살아가다 보면 쉽게 비교하게 된다. 서로 다른 장소와 상황을 끌어다 놓고 이리저리 재어본다. 여기는 거기랑 바슷하네. 아, 지난번 거기가 더 낫네. 거기에 비하면 여기는 별로야. 때로는 칭찬의 의미로, 가끔은 상대적 위안을 얻으면서, 비교라는 가장 쉬는 방법을 선택한다. 하지만 내가 만난 페스와 잔지바르는 서로 다른 순간이었다. 나는 비가 오는 페스를 보지 못했고, 한여름의 잔지바르는 알지 못한다. 분명 내가 보지 못한 아름다움이 있을 것이다. 경험이 전부는 아니다.
- 비교하지 않기

 

 

언제나 '지금'이 가장 중요하라고 생각했다. 멀리 여행할 때는 으레 여기에 다시 안 올 것처럼, 이번이 마지막인 것처럼, 지금이 아니면 영영 없을 것처럼 여행했다. 언제 여기 또 올 수 있을가. 그게 순간에 충실한 방법이라 믿었다. 그런데 내일로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동안 우리는 자꾸만 뭔가를 두고 왔다. 다음에 또 오자. 다시 오면 거기에 가자. 다음번엔 그거 해보자. 가고 싶은 곳과 하고 싶은 일을 남겨두었다. 다시 올 이유들을 만들어놓고 돌아왔다. 자꾸만 다음은 기약했다.
아이는 내일을 향해 있다. 당연히 다음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나도 얼이와 함께 내일로 달려가는 동안, 내일을 기대하는 법을 배웠다. 이제는 내 바람을 미뤄본다. 다시 올 거야. 다음은 더 좋을 거야. 우리는 계속 내일로 여행할 거야.
- 내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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