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에 대한 로망이 있다.
나이가 더 들어서 남편과 함께 가보고 싶다.
요새는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어 나와 관계가 어려워질 때
함께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보고는 싶다.
너는 왜 가니? 라고 물으면 딱 떠오르는 이유는 없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마음가짐이 달라질까?
철의 십자가를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아이들과 함께 가면 더 좋겠다.
국내에 산티아고 순례 콘셉트의 카페,
‘카페 알베르게’라는 곳이 있단다.
* 이집크다함 : 한국 배낭 여행객들의 성지
순례길은 어떠한 자격도 요구하지 않는다.
실행력만 있다면 누구나 산티아고 순례자가 될 수 있다.
길 위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며 스스로 삶의 전환점을 만들어낼 힘이 있다고 믿는다.
- 10p
나는 큰일을 겪으면서도 현실을 부정하듯 마음을 외면해고 애써 밝게 지탱하며 살았다. 이제는 슬픔에 무뎌지고 공허해진 마음을 털고 싶었다. 그게 나를 알아가는 시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순례길에서만큼은 억지로 마음을 막지 않고 흘ㄹ가는 대로 받아들여 보리라 다짐했다.
- 26p
원래 의도와 달라졌다고 해서 즐기지 못하는 건 시간이 아까운 일이었다. 나는 웃으면서 세라비, 하기로 했다.
(세라비 : 이것이 인생이다.)
- 31p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 있을 때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은 과거에 무언가를 이루어 본 경험에 기반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내면에 집중하며 800Km의 산티아고 순례길 전체를 완주하는 경험을 만들고 싶었다.
-38p
나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인을 통해 나를 바라보는 것이 도움될 때도 참 많다. 함께 걷고 있는 일행들과 서로가 살아온 이야기들을 나누며 다양한 것을 배웠다. 관계가 깊어지면, 내가 살아온 답 외에도 삶에는 여러 가지 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 45p
새로운 인연들과의 관계는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돼주었다. 다양한 사연을 들을 수 있다는 건 순례길의 여러 가지 매력 중 하나다.
-47p
울고 싶은 마음이 임계치를 넘어가면, 사람이 오히려 차분해진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나는 병원을 왕복하며 동네 구멍가게에서 콜라 한 캔을 사서 벌컥벌컥 마셨다. 이게 진짜 세라비구나 생각했다. 화를 내 봤자 상황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억울하지만 나는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 58p
나는 순례길에서 내면에 집중한답시고 나만 생각하며 하루 하루 길을 걸어 나가고 있었다. 나 역시 나이가 들면 내가 힘들더라도 언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인에게 어두운 밤길이 위험하니 같이 걷자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과일을 손수 깎아주는 친절을 베풀 수 있을까?
- 86p
순례길은 무언가를 얻으러 와서 결국은 비우고 가는 길이다.
- 121p
용기라는 건 거창한 게 아니라, 매일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누구와도 삶을 비교할 필요가 없다. 자신 앞에 놓인 것들을 마주하기 위해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낸다면 말이다.
- 123p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사실 욕심임을 깨닫는 순간,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순례길에서 많은 것을 가져가고 싶은 것 또한 내 욕심이었다.
- 133p
이 길 위에는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있을 뿐이었다.
- 134p
행복이란 참 단순하다.
그때 나는 미겔을 보며 인생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모든 사지가 멀쩡한데도 어느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나 조금 더 완벽해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반면, 미겔은 자신의 상태를 밝게 받아들이며 모든 사람의 마음을 따뜨하게 만들었다.
(…)
나도 이후에 어떤 삶을 살든지 미겔처럼 당당하게 나를 받아들이고 사람들에게 따뜻한 빛이 되리라고 마음먹었다.
- 155p
여전히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이곳을 찾는다. 비록 순례길에서 느낀 것들이 영원하진 않지만, 이 순간만큼은 감정에 솔직해지며 매일 하루를 걷고 있다. 아무도 내일을 알 수 없고 순수했던 눈빛과 표정들이 미래에 조금 변한다고 해도, 확신을 더하고 묵묵히 걸어가는 게 인생이지 않을까.
- 156p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나다.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사람은 서로 연결되어있다고 느꼈다. 내가 휴학을 하면서까지 찾아왔던 순례길이 올바른 길에서 벗어난 오프로드Off-road가아니라, 삶의 의미를 찾아 떠난 사람들이 모인 온로드On-road라는확신이 들었다.
- 159p
여전히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이곳을 찾는다. 비록 순례길에서 느낀 것들이 영원하진 않지만, 이 순간만큼은 감정에 솔직해지며 매일 하루를 걷고 있다. 아무도 내일을 알 수 없고 순수했던 눈빛과 표정들이 미래에 조금 변한다고 해도, 확신을 더하고 묵묵히 걸어가는 게 인생이지 않을까.
노을을 보는 이 순간만큼은 우리 모두 같은 언어를 쓰고 있었다.
- 172p
나는 울고 있는 순례자와 눈을 마주치며, 중요한 건 남들이 아니라 ‘나’라고 말해주었다. 당신이 이렇게 울고 있다는 건, 생장피에 드 포르부터 700Km를 충실히 걸었음을 증명해주는 것이고 그게 가치가 없었느냐고 질문했다.
기준점을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닌, 오로지 자신에게 두고 집중하라고 전했다.
- 184p
나는, 순례자란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끊임없이 내면과 마주하며 걷는 한 이 길이 끝나더라도 세상 어디에서나 순례자가 될 자신이 생겼다.
- 195p
누군가의 시선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성장에 집중한다면 그것들은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걸 순례길에서 알게 되었다.
- 199p
이 길을 걷고 나서 드라마틱하게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여전히 삶은 불안정했고, 나는 다른 누군가에게 인정받기를 원했다. 다만, 이전보다 나를 좀 더 이해하게 되었을 뿐이다.
(…)
누군가의 시선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성장에 집중한다면 그것들은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걸 순례길에서 알게 되었다.
(…)
산티아고에 도착하기 10Km 전부터 내가 느낀 감정은 스스로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쾌감이었다.
- 200p
첫 번째 순례길에는 사람과 삶의 이유가 있었고, 두 번째 순례길에는 그곳에 내가 있었다.
- 201p
“누나, 그렇게 좋아했던 사람을 어떻게 잊어요?“
”잊을 필요 없어. 인생을 옴니버스식이라고 생각해. 그냥 그 이야기는 덮어버리는 거야. 다음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지.“
- 205p
”가족끼리 무언가 하나를 공유할 수 이싸는 건 정말 큰 의미예요. 이제는 아이도 깨달았어요. 같이 또 산티아고에 가고 싶다고 하고요. 그리고 제 아내는 정말 못 걸어요.(웃음) 역대 순례자 중 잘 못 걷는 사람을 꼽으면 순위 안에 뽑힐 거예요. 그래도 우리는 걸을 때 서로에게서 20m 이상은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약속했어요. 물론 아내의 속도에 맞추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혼자 걷는 것보다 더 힘들기도 했고요. 그래도 우리는 가족이니까 그렇게 함께 걸었죠.“
“저는 아이가 초등학교 3, 4학년쯤 되면 꼭 같이 산티아고 순례를 가시라고 다른 분들께 권해드리고 있어요. 저에게 마지막 여행이라고 생각되는 다음 순례길도 가족과 함께 가고 싶어요. 이번에는 딸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세상을 살아가는 자세를 비롯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그런 많은 것들요.”
- 213p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지 마라.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내가 살아온 삶이 지금까지 뜻대로 흘러오지 않았잖아요? 순례길도 마찬가지예요. 무언가를 얻으러 순례길을 가는 사람은 다녀와서 자신이 특별하게 바뀌리라 기대감을 갖게 되죠.
그런데 무언가를 목표하지 말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그저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한테 주어지는 것들이 있을 거예요.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거나, 자기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하게 된다거나. 그게 산티아고가 주는 선물이에요. 그러니 너무 계획하지 말고, 가고 싶어진다면 지금 당장 가라는 말을 드리고 싶네요.”
- 214p
“길이 나를 초대하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 꼭 가셨으면 좋겠어 내가 택해서 가는 게 아니고, 길이 ‘너, 이제 와!’라고 하는 순간이 누구에게나 오는 것 같아. 준비가 덜 되었더라도 열망이 불타오르면 그때는 가야지. 다녀왔는데 아쉬웠던 순례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조금 상업적이긴 한 것 같은데 카페 알베르게로 오셔서 저를 만나 주세요.(웃음)“
- 2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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