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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시, 에세이

최소한의 이웃 - 허지웅

by Seuni's Book Journey 2024.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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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을 향한 분노와 불신을 거두고
나 또한 최소한의 이웃이 되는 길을 모색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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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봤을 때는 시니컬하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작가의 책을 읽어보니 따뜻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구나 싶다.

철학책은 나에겐 어려운데 쉽고 간결하게, 그러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문장들이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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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이 거창한 게 아닐 겁니다. 꼭 친구가 되어야 할 필요도 없고 같은 편이나 가족이 되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내가 이해받고 싶은 만큼 남을 이해하는 태도, 그게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의 전모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 1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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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우리 이웃들에 대한 크고 작은 이야기를 담백하게, 하지만 가볍지 않게, 조곤조곤 말하는 듯이, 하지만 무게감있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모두 다 내 이웃들의 모습이다. 그들 중에 나의 모습도 있다.

내가 옆에 두고 싶은 이웃의 모습 그대로 내가 내 이웃에게 행햐도록 노력해야 함을 다짐해본다.

 

 

 

 

 

 

 

 

 

 


 

 

 

이제는 세상에 애초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 일들이 훨씬 더 많다는 걸, 그래서 규명할 수 없는 것에 매달려 있기보다 다음 일을 모색하는 게 언제나 더 현명한 일이라는 걸 압니다.
- 13p

 

 


 

 

 

살다 보면 이렇게 놀라운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놀라운 이야기의 이면을 들여다볼 때마다 거기 깜짝 놀랄 만한 우연과 확률이 아닌,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누군가의 또렷한 의지가 존재한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포기하지 않고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결코 채워질 리 없는 구덩이에 삽질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소식이었으면 합니다. 그 구덩이는 반드시 채워질 겁니다.
- 24p~25p

 

 


 

 

 

모두가 용이 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 눈앞의 이 사람은, 모니터 너머의 저 사람만큼은 용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사소한 마음이 아쉽습니다. 그런 마음이 언젠가 나를 이무기에 그치지 않고 용으로 떠오르게 만들어줄 구원으로 돌아오지 않을까요? 저는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다.
- 45p

 

 


 

 

 

서로에게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가끔 우리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일에 친숙해져야 합니다. 그렇다고 내가 좋아하는 걸 포기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두 가지가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 어리석은 거니까요. 사랑은 두 사람의 삶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두 사람의 삶만큼 넓어지는 일일 겁니다.
- 49p

 

 


 

 

 

우리는 모두 잘못을 저지릅니다. 나라는 사람의 본질은 내가 저지른 잘못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그것을 수습할 방법을 결정하는 순간에 정해집니다. 벌어진 일을 사과하지 않고 배우지 않고 교훈을 얻으려 하지도 않으며 끝내 거짓으로 무마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 55p

 

 

 

 

 

 

 

 

 

 


 

 

 

무고는 끔찍한 범죄입니다. 괴롭힘을 목적으로 한 무고는 잠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고 대상의 삶과 영혼을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파괴하며 궁극적으로 진짜 학대 피해자들의 진실을 찾는 여정에 돌이킬 수 없는 불신을 남깁니다. 억울함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에 이르는 사람만큼 생명의 무게를 무겁게 바라보는 자는 없습니다. 그들이 생명을 내어주는 건 자신이 가진 것 가운데 그게 가장 무겁고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 59p

 

 


 

 

 

촉법소년의 범위를 조정하고 조직화된 학교폭력에 무관용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소년 가해자의 미래를 염려해 소년 피해자의 죽음에 익숙해져야 하는 악순환을 깨야 합니다. 학교가 정의와 공정함의 공백을 견디는 고통과 불신의 공간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기댈 수 있는 최소한의 반석으로 기능하길 희망합니다.
- 65p

 

 


 

 

 

적용 대상을 가리지 않고 모든 주취감경을 없애는 게 이치에 맞습니다. 성인이 자기 선택과 의지에 따라 술을 마시고 심신미약 혹은 심신상실의 상태에 이르러 범죄를 저질렀다면, 그런 상태를 유발한 행위 자체에 이미 위법성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게 왜 가중처벌이 아니라 감경의 대상입니까. 이게 왜 원칙이 아니라 법 감정이라는 말을 들어야 합니까. 이거 바꿔야 합니다. 우리 몫입니다.
- 82p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이 거창한 게 아닐 겁니다. 꼭 친구가 되어야 할 필요도 없고 같은 편이나 가족이 되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내가 이해받고 싶은 만큼 남을 이해하는 태도, 그게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의 전모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 128p

 

 


 

 

 

자유를 위해 싸우다 죽어간 모든 이를 기억합시다. 자유는 공짜가 아닙니다.
- 192p

 

 


 

 

 

[화씨 451]과 [1984] 모두 주인공이 책을 읽는 행위에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으로 각성한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합니다. 진시황도 히틀러도 일본 제국주의도 책을 불태웠지요. 우리는 다행히 금지된 사회에서 살고 있지 않습니다. 과거 논쟁적이라는 이유로 금지되고 불태워졌던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불편한 책을 사랑합시다. 가장 위태롭고 혼란스러울 때, 불편한 책 속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지혜와 평정을 가져다줄 겁니다.
- 201~202p

 

 

 

 

 

 

 

 

 

 

 


 

 

 

나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중요한 건 인정받는 게 아닙니다. 나에게 나를 증명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럼 할 수 있습니다.
- 219p

 

 


 

 

 

어제의 우리를 미워하거나 미화하기보다, 일어난 일을 일어난 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우선되어야 더 나은 내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흑역사란 수치와 침묵의 대상이 아닌 미래에 관한 중요한 지도이자 힌트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 230p

 

 


 

 

 

무언가를 영영 잃어버려 찾아 헤매고 있는 분들이 계시나요. 어떻게 하면 그걸 잃지 않을 수 있었을까 시간을 되돌려 상상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분이 계시나요. 그렇다면,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중요한 건 이미 잃어버려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마음을 수습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 257p

 

 


 

 

 

어쩌다 추측과 예언이 우리 언론의 민낯이 되어버린 걸까요. 추측과 예언이 들어맞으면 언론은 자기 역할을 한 것일까요. 그게 언론일까요, 토토일까요. 언론의 역할을 다시 한번 환기해보았습니다.
- 276p

 

 


 

 

 

왜 공직자의 자격, 공천의 자격에 우리가 공인들에게 요구하는 원칙과 규칙이 빠져 있을까요. 그런 규칙을 만들면 지금 정치에 몸담고 있는 상당수가 자격을 잃기 때문입니다. 공익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약속 사이에 ‘내 사사로운 이익에 위배되지 않는다면’이라는 말을 숨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사안이 등장할 때마다 그저 인신공격이나 정쟁의 수단으로만 이용되는 것이겠지요.
정치인들은 시민이 다른 시민을 향해 삿대질하는 걸 부추기는 방식으로 정작 자신은 책임을 회피해왔습니다. 그러나 시민은 바보가 아닙니다. 대체 언제까지 그런 처세술이 먹힐지 두고 봅시다.
- 279p

 

 


 

 

 

지혜란 책 속의 정보 값에서 얻어지는 게 아닙니다. 저자의 아이디어와 내 생각이 만나 동의와 비판의 과정을 거치면서 생기는 겁니다. 사유라는 말이 어렵게 느껴지지만 고전을 붙잡고 낑낑대야만 사유를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만화책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장 깊고 넓은 생각의 끝에 닿을 수 있습니다.
- 290~291p

 

 


 

 

 

살다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우리를 고통스럽게 합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이해할 수 없는 상태 그대로 내버려둘 수 있는 태도야말로 어쩌면 삶을 살아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재능 가운데 하나일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 296~297p

 

 


 

 

 

저는 희망이 고통에 대한 반사작용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통이 있으면 거기 반드시 희망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희망이 잘 보이지 않는 이유는 평정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평정을 찾아 희망에 닿기 위해선 이미 벌어진 일에 속박되지 않고 감당할 줄 아는 담대함, 그리고 타인을 염려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입니다. 찾을 수 없어도 괜찮습니다. 사라진 게 아니라 다만 잠시 희미해졌을 뿐입니다. 나의 일을 감당하고 남의 일을 염려하다 보면 반드시 평정에 이를 수 있습니다.
- 303~3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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