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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인문학

[책리뷰] 내 방 여행하는 법 - 그자비에 드 메스트로

by Seuni's Book Journey 2024. 6. 7.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책에서 소개한 책.

어떻게 내 방을 여행하면서 책을 쓸 수 있는지 너무 궁금했던 책.

이제 그자비에와 함께 내 방으로의 여행을 떠나볼까 한다.

 


작가는 직업 군인으로서 어떤 장교와 결투를 벌였고,

42일간의 가택연금형을 받았다.

방 안에서 보내는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자 쓴 글.

 


내 방을 여행하면서 어떻게 책 한 권을 쓸까 싶었는데, 충분하다.

벽에 걸린 그림들, 소품, 옷, 가구들을 자신의 추억, 생각을 곁들여서 이야기하니

또 하나의 이야깃거리가 된다.

영혼과 동물성과의 대화와, 동물성의 반박은 정말 억울하겠구나 싶어 동물성이 안타까웠다.

나의 영혼과 동물성은 어떻게, 잘 지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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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는 우리의 탄생과 죽음을 지켜본다. 침대는 우리 인간이 때로는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때로는 우스꽝스러운 희극이나 가혹한 비극을 연기하는 파란만장한 무대가 아니던가. 꽃으로 장식된 요람에서 사랑의 옥죄가 되고 끝내 우리의 무덤 자리가 되는 것이다.
- 26p

 

 

여러 관찰을 통해 나는 인간이 영혼과 동물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둘은 서로 별개일지라도 하나가 다른 하나에 완전히 포섭되거나 딱 겹쳐지기도 한다. 따라서 둘을 확연히 구분 지으려면 영혼이 동물성보다 우월한 지위를 차지해야 한다.
- 30p

 

 

나는 이질적인 두 실체가 서로 결합된 것을 두고 여러 가지 실험을 했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된 한 가지 사실은 동물성이 영혼에 끌려다니기도 하고, 반대로 영혼이 동물성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책을 읽다가 갑자기 흥미로운 생각이 뇌리를 스치면 그 생각에 사로잡힌 나머지 기계적으로 글자와 문장을 따라갈 뿐, 이미 책은 안중에도 없을 때가 있다. 무엇을 읽었는지도 모르고 방금 읽은 내용도 기억하지 못한 채 책장만 넘긴다. 당신의 영혼은 자신의 짝인 동물성에게 책을 읽으라고 명령은 해 놓은 채, 정작 자신은 잠시 딴생각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지 않는다. 그러면 타자는 영혼이 더는 귀 기울이지 않는 책 읽기를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 32p

 

 

우리는 수염이 덥수룩하다고 해서 혹은 주변에서 안색이 안 좋아 보인다고 해서 자신을 환자로 여기는 사람을 거의 매일같이 만날 수 있다. 옷도 그런 식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제아무리 오늘내일하는 사람일지라도 새 옷을 차려입고 분가루를 뿌린 가발을 쓰고 나타나면 훨씬 생기가 돌아 보이는 법이다. 그렇게 우아하게 차려입으면 자신이 아픈 사람인지를 주변에서도 몰라보고 자신조차도 속을 지경이다. 그러다 어느 화창한 날 아침, 그는 말쑥한 차림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가 죽었다는 사실에 놀란다.
- 170p

 

 

"18세기 말은 근대성(정확히 말하면 근대성의 여러 움직임)이 시작된 시기다. 그 빛의 세기에 활동했던 천재 작가들로 우리는 스턴, 디드로, 루소 같은 이들을 꼽는데,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만 미지의 작가로 남아 있거나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걸작이라 할 수 있는 [내 방 여행하는 법]은 문학사상 가장 독창적이면서도 거침이 없는 자전적 산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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